정희 형제의 이야기
2019-05-22 16:06:26
정희 형제는 모태신앙이었지만 세상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려 애썼다고 합니다. 지방대 출신의 학벌을 감추려고 ROTC(육국학생군사교육단) 장교생활을 하고, 건설회사에 들거서는 험한 욕설과 큰 목소리를 내며 군림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마시술소를 다니며 상사들의 비위를 맞추고 음란을 즐겼습니다. 노력한 끝에 회사의 우수 사원으로 뽑혀 진급했지만, 회사의 경영 악화로 해고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해고보다 더 견딜 수 없던 것은 자신보다 일도 못하여 무시하던 동료가 해고되지 않은 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정희 형제가 새 직장을 구할 때 그 동료가 "같이 이직하겠다"며 따라왔는데 정희 형제는 탈락하고 동료만 합격했으니 정희 형제가 얼마나 힘들어겠습니까?
그런데 정희 형제는 청년부 소그룹 모임에 참석해 지체들의 나눔을 들으며 ‘다들 못나고 지질한 고난으로 힘들어하는구나’를 깨닫고, 무시하던 동료에게 연속으로 패배를 당한 수치와 모욕감을 용기를 내어 고백했습니다. 이후 정희 형제의 상한 자존감은 지체들의 공감과 이해로 조금씩 회복되었습니다.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던 설교와 간증에 은혜를 받았고, 직장에서 1인자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며 불협화음을 낸 죄가 깨달아지자 다른 직원들에게 친절하고 상사를 잘 따르던 그 동료가 살아남은 것이 당연한 일임을 인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희 형제가 말씀으로 자신의 교만과 허세를 회개했을 때 하나님은 그를 굶기지 않으시고 먹을 것이 있게 하셨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회사의 임원 면접에서 "지난 직장에서 7년간 근무하며 느낀 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어떤 자세로 일하겠는가?"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저희 형제는 그동안의 은혜를 생각하며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지난 직장에서 저는 1인자로 인정받으며 제 능력이 최고인 줄 알고 교만하게 행동했습니다. 그래서 하청 업체 직원들을 무시하고 동료들을 섬기지 못했습니다. 이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면 스스로 1인자가 되려 하기보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2인자로서 상사와 동료들과 조화를 이루는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면접 이튿날 정희 형제는 회사의 인사 담당자로부터 "임원들이 모두 마음에 들어 하시네요. 빠른 시일 내로 출근하세요"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건설 직종에서는 찾기 어려운 주 5일 근무에 주일예배와 소그룹 모임은 물론 5시 반에 퇴근하여 수요에배까지 사수할 수 있는 최고의 조건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받을 상급은 남보다 잘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주신 능력과 재주로 일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우리의 상급입니다. 내 자리와 주제를 알고 상대방을 인정하면 하나님이 흉년에도 먹을 것이 있게 하십니다. 겸손한 자는 먹고 배부를 것이며, 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상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기 때문입니다.(시 22:26; 잠 22:4)
김양재 《면접》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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