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근육은 근력 강화 운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육 세포의 손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바벨의 무게를 점점 늘려가거나 운동 반복 횟수를 늘려가면

근육 세포의 손상은 많아지겠지만 그만큼 우람한 근육이 만들어집니다.

남다른 근육은 남다른 아픔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청소년기를 거치다 보면 누구나 성장통을 겪게 됩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아픔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아픔을 견디고 이기는 방법들을 가르치긴 보다

그 아픔을 막아주는 데만 급급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본 ‘아이들의 아플 수 있는 권리’라는

기사의 내용이 참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갈등까지 지나치게

부모가 나서서 개입하여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50대 이상의 세대들은 지나치게 부모가 방임한 세대여서 문제였지만

요즘 아이들은 너무 과도한 보호를 받아서 문제가 됩니다.

 

이삼십 년 전에 비해 우리 아이들의 체격은 많이 커졌지만,

체력은 오히려 줄어들어 턱걸이 하나 제대로 하는 아이가 드뭅니다.

육체의 근육도 부실하기 짝이 없지만 마음의 근육은 더 심각한 상태입니다.

 

사소한 갈등에도 쉽게 마음이 무너지고,

문제가 생기면 남 탓부터 하고,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고,

기분이 나쁘면 아무에게나 폭언과 폭력을 행사합니다.

부족한 부분을 고치기 위해 참고 노력하는

진중한 모습은 찾아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실에는

지혜로운 아이가 아닌 영악한 아이들만 많아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강한 아이가 아닌 독한 아이들만 많아지는 것 같아 염려가 됩니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픔에 대해 공감하고 깊은 위로를 전할 수 있습니다.

목말라도 보고, 배고파도 보고, 외로워도 보고, 억울한 오해도 받아 보고...

그런 아픔들을 경험하고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마음의 근육도 강해집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아플 수 있는 권리’를 너무 쉽게 뺏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즉각적인 개입과 보호가 필요한 학생은 예외이지만요....)